편안한 하루 2005. 12. 15. 16:29

붕어빵

송년회의 분위기도 참 가지가지이다. 놀고 먹고 떠드는 곳이 있는가하면

에헴하고 앉아서 연설하고 박수치고 그런 재미없는 자리도있다.

어제 나는 불가피 에헴하고 앉아있어야했다.

제일 싫은 건 참석자를 소개할때마다 일어나서 인사하는 순서이다. 그만큼

우린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있었다. 소위 공식 석상.

건배도하고 덕담도하고 정말 재미없는 이야기에 웃어주고 제법 품위있게

식사를 하는 중이었다. 그 때 매너있는 내 휴대폰은 살짝 진동으로 전화왔음을

알려왔다. 직업상 아무 때나 전화 받는게 큰 흉은 아니지만 미안한 척 미소를

한번 보이고 전화를 받았다.

"아빠!"

"응"

"오실 때요 붕어 빵 사다주세요"

"응, 끊는다"

다시 웃으며 그들 이야기에 장단을 맞춘다.

하지만 그 때부터 내 머리엔 온통 붕어빵이었다.

붕어빵처럼 날 찍어 닮은 딸이 붕어빵을 먹고싶단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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