편안한 하루 2004. 9. 24. 15:58

하얀 아반테

출근 길 이었습니다. 앞에 하얀 아반테가 가더군요.

투명한 가을 햇살에 비치는 순 백색 차. 기분이 좋아졌습니다.

요란스럽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악세사리로 모양도 내고

그러면서도 선팅으로 가리지는 않은소형차. 소박하고

맑고 청순한, 희고 맑은 피부에 보일 듯 말 듯 살짝 화장한 여인의

느낌이었습니다. 교차로에서 신호대기에 걸리면서 그 차 옆에

섰습니다. 차창을 열고 있더군요. 흰색 원피스에 생머리를 하고

가늘고 긴 팔과 손가락을 가진 아가씨가 있기를 기대하며

차안을 들여다봤습니다. 약간은 실망스럽게도 30대 후반에

검은 피부 그리고 무채색 옷을 입은 부부가 앉아있었습니다.

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손짓을 해가며 이야기를 나누고

있었습니다.

수화였습니다.

잠시 신호대기중에 무언가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.

간간이 웃어가면서요.

저는 선팅한 제 차의 차창에 숨어 오래도록 그들을 보았습니다.

그들 모습이 참 편안해 보였습니다.

하얀 아반테가 참 아름답게 보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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