편안한 하루 2010. 8. 7. 09:46

그리운 표정

까페에 들어섰다. 주인은 없고 한 쪽 테이블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던 아가씨가 반긴다.

메뉴도 갖다주고.

"사장님 안 계세요?" "네-. 화장-실에....." 요즘 애들 다 그렇듯 말 뒤를 다 맺질않고 대답한다.

까페라는데가 죽치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주인 노릇을 할 때가 있는지라 어색하지 않았다.

그녀도 이 곳의 단골인가 보다. 난 주인의 친구이니 내가 더 주인에 가까운데 그런 생각을하며 주인을 기다렸다.

멍하니 빈 주방을 응시하다가, 이미 다 아는 메뉴판을 뒤적이다가 그러고 있고, 그 아가씨는 잠시 주문을 기다리는듯

하더니 이내 자기 일로 돌아갔다.

침묵 .주인이 없는 집에 서로 모르는 객(客)만 덩그마니 있다. 음악마저 없었다면 제법 지루하겠는걸 그랬다.

잠시 후 주인이 오고 인사를 하고 주문을 했다. 속이 안 좋으니 누룽지 정식을 시키고, 기다리고, 먹었다.

그 사이 주인과 아가씨 사이에도 몇 차레 대화가 자연스레 오갔다. 서로 무슨 디자인 같은걸로 의논하고

부탁하고 그러는 것 같았다. 조금 후 아가씨는 주방 안에 까지 들어가 주인과 마주 하고 의견을 얘기 하는데..

어!? 주인의 표정이 이상하다. 약간 딱딱한? 그래 근엄한 얼굴인데 아주 그윽하게 바라본다. 눈 꼬리에는

웃음이 달려있고. 귀여우면서 대견하고 사랑스러운데 내색은 않는 그런 눈길로 바라 보고 있다.

조금은 세상에 냉소적인 그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든 얼굴이다.

커피를 시키고, 배아픈데 무슨 커피냐는 그 에게 커피 안 먹으면 머리가 아프다며 커피를 시키면서, 넌지시

"누구---신가?"

-----------------

그러면 그렇지 ! 그런 얼굴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지. 그 건 아빠만 , '아버지'가 아닌 딸을 가진 '아빠'만

가질 수 있는 얼굴이었다.

그런 표정을 아주 오래 전 보았던 기억이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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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안한 하루 2010. 7. 31. 21:22

하늘에 눕다

통영 바다를 바라보며

동피랑 마을에 있는

하늘 닮은 담벼락에에 눕는다.

편안해보인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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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안한 하루 2010. 7. 31. 13:33

통영 앞바다

그는 지금 무엇을 낚고 있을까?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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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안한 하루 2010. 7. 26. 22:37

믿거나 말거나

밤이면 한 놈씩 들어와서 무언가를 먹는다

어제 부터 애들이 식빵에 잼을 발라서 먹는다.

심지어는 아침에 일어나 저 잼을 먹겠다고 한다.

복분자 잼. 1년도 넘게 냉동실에 있던 복분자를

아까운 마음에 설탕 넣고 끓였다.

누가? 바로 내가. 아무런 레시피 없이 오로지 그냥 감으로 만든 복분자 잼.

대--박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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